[칼럼] 대학등록금 평준화 다음은 대학 구조조정이다

우후죽순 생겨난 대학을 통폐합해야 한다
대학에서 상업주의를 빼고, 학문탐구 기능 강화해야

  • Editor. 김재봉 선임기자
  • 입력 2020.09.17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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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뉴스=김재봉 선임기자] 2019년 11월 15일, 4년제 사립대 총장 모임인 한국사립대총장협의회(이하 ‘사총협’)는 정기총회에서 "2020학년도부터 법정 인상률 범위 내에서 등록금 자율책정권을 행사한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대학 재정 확보 방안으로 등록금 인상만 고려하면서 법정 상한만큼 등록금을 인상한다고 가정하면 2029년에는 연간 등록금이 1천만 원 이상 넘어간다.

이미 2018년 한국대학의 등록금 의존율은 53.8%(교비회계 기준)이고, 학생과 학부모 등록금 부담은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한국의 대학들
한국의 대학들

현재 한국의 ‘고등교육법’에 따라 설치된 대학의 종류는 ‘일반대학, 산업대학, 교육대학, 전문대학, 방송통신대학, 사이버대학, 기술대학, 각종학교, 대학원대학’ 등으로 분류한다.

2017년 기준으로 일반대학이 전체의 46.3%로 189개교이며, 전문대학이 33.8%로 138개교로 한국 대학 전체 중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2017년 기준으로 한국 내 대학의 전체 숫자는 408개교다.

지난 2017년 기준 한국의 대학 숫자
지난 2017년 기준 한국의 대학 숫자

대학등록금 평준화 작업은 반드시 대학 구조조정과 함께 진행되어야 한다. 대학에 상업주의 요소가 들어오면서 학문탐구보다는 어느 대학이 더 많이 취업을 시켰는지로 평가됐고, 대기업에 취업하기 위해서는 대학을 졸업해야만 한다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이런 악순환 속에 사학재단들은 우후죽순으로 전국에 대학을 만들기 시작했고, 많은 대학들이 학문탐구라는 순기능보다는 사학재단의 돈벌이로 전락하거나 자칭타칭 ‘취업사관학교’ 간판을 내걸고 대학을 대기업 취업창구로 전락시켰다.

결국, 대부분 대학생들이 전공 서적으로 공부하기보다는 취업을 위한 공부에 전념하거나 취업을 위한 학원수강으로 이중 삼중고에 시달리는 끝이 없는 딜레마에 빠지게 됐다.

교육부 자료를 바탕으로 ‘대학교육연구소(대교연)’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 대학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일반대학과 전문대학의 대부분은 사립대학교다. 지난 2017년을 기준으로 대학의 설립유형을 살펴보면 국·공립대학 14.3%, 사립대학 85.8%로 사립대학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전문대학은 사립대학 비중이 90% 이상이다) 이렇게 사립대학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나라는 전 세계에서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대학 구조조정은 국·공립대학의 비중을 높이면서 일반대학 100개교, 전문대학 100개교 이내로 축소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현재 408개의 대학교 숫자를 250개 미만으로 줄일 필요가 있다.

부족한 대학교육의 수요는 방송통신대학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으로 가면 된다. 방송통신대학의 전공학과를 더 늘리고, 온라인강의 중심에서 오프라인 강의 비중을 전체 강의 중 20%까지 올리는 방안을 고민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전국에서 설치된 방송통신대학 캠퍼스를 더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각 지역의 불필요한 대학들을 통폐합하는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

다음에 같이 고민할 부분은 대기업의 채용조건에서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일명 스카이(SKY)대학 우선 선호 습관을 없애는 방법과 특수대학 몇 곳을 제외하고 전국 대학의 평준화를 해야하는 부분이다. 이는 국·공립대학 비중을 70%이상으로 끌어 올리면서 궁극적으로는 대학교육의 의무교육화(무상교육)를 이룩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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