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반값 대학 등록금 이전에 ‘등록금평준화’부터 하자

대학은 돈벌이가 될 수 없다
'등록금 평준화'는 게으르고 나태한 한국 대학 재정비 기회 제공
'등록금 평준화'는 자연스레 대학 평준화로 이어질 수 있어

  • Editor. 김재봉 선임기자
  • 입력 2020.09.14 11:06
  • 수정 2020.09.17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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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뉴스=김재봉 선임기자] 지난 2012년 대선에서는 ‘반값등록금’이 화제였다. 문재인 대선후보뿐만 아니라, 심지어 박근혜 대선후보까지 반값등록금을 약속했다.

그러나 2020년 지금까지 대학 반값등록금은 흐지부지되었고, 여전히 비싼 등록금을 받는 대학들은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해 온라인 수업으로 전면 교체됐음에도 불구하고 등록금 인하 또는 장학금 혜택마저 외면하고 있다.

지난 2012년 박근혜 대선후보 출마선언식이 열린 곳에서 반값 등록금 항의집회를 하고 있던 대학생들과 참여연대 <사진 김재봉 선임기자>
지난 2012년 박근혜 대선후보 출마선언식이 열린 곳에서 반값 등록금 항의집회를 하고 있던 대학생들과 참여연대 <사진 김재봉 선임기자>

한국의 대학들은 200만원대부터 800만원 이상의 등록금을 받고 있다. 사립대학들은 대부분 600만원이 넘고, 어떤 대학은 800만원~900만원의 등록금을 받고 있기도 하다.

반값등록금이 화제가 됐을 때도 정부는 지나치게 비싼 대학등록금을 인하해 정상화하고, 그 후 반값등록금을 시행하는 것이 아닌, 현재 고액의 대학등록금 중 정부가 50%를 지원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었다.

이제 고교평준화 이후 대학등록금의 평준화가 필요하다. 유명무실해진 반값등록금은 없애고, 전국 대학등록금의 평준화를 실시하자.

전문대부터 4년제 대학(사립, 국공립 모두)까지 200만원대 ~ 300만원대로 대학등록금을 평준화시키는 것이다.

전문대는 200만원에서 최고 250만원 미만으로, 4년제 국공립대학도 200만원에서 최고 270만원 미만으로, 사립대학들은 최저 250만원에서 최고 390만원까지 등록금을 받을 수 있도록 평준화하자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우리는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유명 대학 모두가 온라인 교육이 가능하다는 것을 검증했다. 더욱이 한국의 사립대학들이 지나치게 비싼 등록금을 받아오면서 재벌 대기업을 제외하곤 학내현금보유금이 매우 많다는 것을 뉴스를 통해 종종 접했다.

대학등록금 평준화는 사업의 수단으로 변질된 대학교육이 학문탐구의 길로 다시 돌아오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돈벌이가 안 된다는 사립대학 재단들은 대학교 운영을 포기할 것이고, 대학등록금 평준화는 사실상 대학교의 평준화도 가져올 수 있다.

다만, 유럽이나 미국처럼 해외유학생의 경우 최하 500만원에서 800만원의 비싼 등록금을 받아야 한다. 이렇게 하려면 그동안 게을렀던 국내 대학들은 각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해외유학생들이 한국 대학을 선택할 수 있도록 대학교육의 질을 높여야 한다.

세계 유명대학 100위 안에 한국의 서울대조차도 제대로 들어가지 못한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이것은 한국의 대학들이 땅 짚고 헤엄치기로 얼마나 그동안 나태하고 게으르게 대학을 운영했는지 알 수 있는 척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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