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납땜 실습 시간에 마스크 주세요"...교사 "선배들 중 뒤진 놈 한 명도 없어"

특성화고 학생들 마스크도 없고, 환풍기도 없는 밀폐된 공간에서 장시간 납땜

  • Editor. 김정미 교육전문기자
  • 입력 2019.07.08 21:59
  • 수정 2019.07.08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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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뉴스=김정미 교육전문기자] 특성화고등학생 권리 연합회는 7일 오전 11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납땜 실습 마스크 지급, 환풍기 설치 및 가동’ 등을 요구했다.

특성화고등학생 권리 연합회가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실습시간에 안전장비 지급을 요청하고 있다. <사진 특성화고등학생 권리 연합회>
특성화고등학생 권리 연합회가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실습시간에 안전장비 지급을 요청하고 있다. <사진 특성화고등학생 권리 연합회>

경기도 Y고 한 학생은 “3시간 동안 밀폐된 공간에서 마스크 없이 먼지가 잔뜩 낀 환풍기 4대와 함께 수업을 한다. 선생님께 머리가 아프다고 투정을 부리면 ”선배들 중 뒤진 놈 한 명도 없어“라며 별 일 아니라는 듯이 말씀하신다”고 열악한 현실을 증언했다.

또한 경남 K공고는 납땜 실습할 때 마스크를 한 번도 써본 적 없다고 했으며, 광섬유 융착실습을 하는데 마스크와 보안경이 지급되지 않은 인천 I산업고, 밀폐된 공간에서 마스크와 흡입구도 없이 3시간 동안 납땜 실습을 했다는 경기도 Y고, 공기청정기는 있지만 날라오는 가루를 막을 수 없었다는 서울 S학교, 도장 실습할 때도 일회용 마스크를 썼고, 용접 실습할 때는 마스크를 쓰지도 않았다는 경북 M공고 등이 전체 사례 중 극히 일부 사례로 소개됐다.

학생들은 ‘지금 당장 모든 실습실에 마스크를 지급하라!, 실습실에 환풍기를 서치하고 가동하라!, 교육부와 교육청은 학생들의 실습실 실태조사를 실시하라!, 교육부와 교육청은 실습실 안전과 관련한 실질적인 계획을 수립하라!’는 네 가지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납땜 실습을 할 때 발생하는 유해연기 <사진 특성화고등학생 권리 연합회>
납땜 실습을 할 때 발생하는 유해연기 <사진 특성화고등학생 권리 연합회>

유럽과 미국 및 대부분의 OECD국가에서 각종 실습은 일회용 마스크가 아닌, 전용 마스크에 눈을 보호하는 고글, 안전장갑 등을 착용해야만 실습을 할 수 있도록 했으며, 산업현장에서도 안전필수품은 반드시 착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편, 특성화고등학생 권리 연합회는 지난 5월 지역 회원 모임을 통해 납땜, 용접, 도장 실습을 할 때 마스크도 없고, 환풍기도 켜지 않는 사실을 확인했고, 지난 6월 둘째 주부터 10일간 실습실 사례 수합 및 마스크 지급 요구 서명운동을 펼친 결과 ‘서울, 경기, 강원, 인천, 경남, 경북, 광주, 대구, 전남, 충남, 충북’ 등 전국의 64개 학교 169명의 직업계고등학교 학생들과 졸업생들이 사례제보 및 마스크 지급 서명 운동에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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