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다음 카카오 보상 시작...진짜 네이버와 다음 카카오가 해야할 일은?

다음 카카오와 네이버는 한국 언론환경의 개선을 위해 기사제휴부터 폐지해야

  • Editor. 김재봉 선임기자
  • 입력 2023.01.05 18:27
  • 수정 2023.01.05 18: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더뉴스=김재봉 선임기자] 다음 카카오가 지난 화재에 따른 접속 장애에 대해 보상을 시작한다고 알리고 있다. 카카오를 사용하고 있는 전체 회원을 대상으로 하기에 1인당 큰 금액의 보상은 돌아가지 않는다. 하지만 카카오 입장에서는 거의 전체 국민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보상이기에 큰 액수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해외 유명 검색사이트와 달리 포털사이트로 운영되고 있는 ‘네이버’와 ‘다음 카카오’는 한국 언론환경의 개선을 위해 기사제휴 서비스(?)부터 즉각 폐지해야 한다.

조선·중앙·동아와 방송사 및 거대 언론사와 방송사가 적대적 공생관계 형태로 ‘네이버’와 ‘다음 카카오’와 계약을 맺고 있고, 제공된 기사와 방송보도를 통해 ‘네이버’와 ‘다음 카카오’는 화면배치와 다양한 방법으로 일종의 뉴스왜곡현상을 야기한다.

‘네이버’와 ‘다음 카카오’가 한국 내 방송뉴스와 신문기사 등을 독점하면서 읽을만한 기사가 사라졌다. 좀 더 자극적이고 사생활을 침해해도 독자들이 낚시에 물려 들어올만한 기사들이 넘쳐나게 됐다.

다음 카카오 보상이 시작됐다고 알리는 이미지
다음 카카오 보상이 시작됐다고 알리는 이미지

연합뉴스를 필두로 포털사이트에 올라온 타 언론사 기사 밀어내기 전략에 의해 남용 기사(어뷰징기사)를 대량으로 만들어내는 부작용도 이미 오래됐다. 대형 언론사와 방송사는 동일한 기사를 제목만 살짝 변경하거나 사진만 비슷한 것으로 바꿔치기하면서 최소 10개에서 20개의 기사를 단신으로 올린다.

기자단 버스를 이용하다 보면 젊은 기자들이 데스크의 기사량을 맞추기 위해 쉴 새 없이 노트북 자판을 두드리기도 하고, 끊임없이 정보 보고를 하느라 분주하다. 1개의 사건에 이미 송고된 기사 원고로 충분하지만, ‘네이버’와 ‘다음 카카오’에 자사의 기사로 도배하기 위해 쉴 새 없이 단신으로 내용도 없는 기사를 생산하는 것이 대형 방송사와 언론사의 책임과 의무가 된 지 오래다.

한국언론에 종사하는 기자들이 ‘기레기’란 오명을 뒤집어쓴 지 오래다. 당연하게 여겨지는 팩트체크와 사건과 관련된 삼각체크가 부실해지거나 사라진 지도 오래됐다.

독자들이 읽고 긍정적인 마음의 눈을 가질 수 있는 기사를 차분하게 기획하고 발굴하는 일은 ‘네이버’와 ‘다음 카카오’를 도배하기 위해 줄 서 있는 언론사와 방송사 기자들에게는 사치가 됐다.

이 글을 쓰는 본 기자도 주간신문과 일간신문에서 근무하는 동안 오전부터 오후까지 정해진 마감시간에 기사를 송고하라는 재촉을 늘 받곤 했다. 다음날 배포될 신문에 올릴 기사량을 채워야 했고, 데스크는 정해진 시간에 기사가 안 들어오면 바로 연락이 와서 기사 송고 재촉을 했다.

사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봤던 신문사와 기자에 대한 환상은 근무 첫날부터 깨졌다.

그 결과 지난 2012년 4.11총선 취재를 마치고 신문사를 그만두고 ‘더뉴스’를 창간했지만, 기본적인 기사량을 채워야 하는 것에서는 완전한 자유를 얻지 못했다. 포탈에 기사제휴를 위해서는 채워야 할 기사량이 있었고, 출입처에서 보내준 보도자료도 은근히 기사량을 채우라고 압박한다.

독자들이 읽고 싶은 기사, 좋은 기사를 발굴하기 위해 기자들은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이런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 그 첫 단추가 ‘네이버’와 ‘다음 카카오’에서 언론사가 벗어나는 일이다.

저작권자 © THE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24 THE NEWS.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