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보궐]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시장에서 어묵 먹기

인물과 정책으로 선거운동 할 수 없을까?
정책보다는 이미지 홍보에 더 반응하는 국민도 문제

  • Editor. 김재봉 선임기자
  • 입력 2021.01.26 17:00
  • 수정 2021.01.28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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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뉴스=김재봉 선임기자]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장관이 사퇴를 하고 4월 7일 열리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뛰어들었다.

이로써 서울시장 보궐선거 거대정당 여․야 후보들 플러스 알파(+ α : 국민의당 안철수)의 대결구도(line up)가 완성됐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박영선, 우상호,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나경원, 오세훈과 그 외 후보들로, 그리고 국민의힘과 야권단일화를 하자고 목소리를 높이는 국민의당 안철수까지,...

26일 오전 11시 박영선 전 장관은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공식화했고, 안국동 안국빌딩에 선거캠프를 열었다.

지난 23일 남대문 시장을 찾아 어묵을 먹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당대표, 박영선, 우상호 서울시장 예비후보들 <사진 더불어민주당>
지난 23일 남대문 시장을 찾아 어묵을 먹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당대표, 박영선, 우상호 서울시장 예비후보들 <사진 더불어민주당>

이에 앞서 23일, 더불어민주당은 이낙연 대표를 앞세우고 우상호, 박영선 두명의 서울시장 예비후보를 대동하고 ‘코로나19 민생현장 릴레이 방문’으로 남대문 시장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시장골목에서 음식먹기는 당연히 등장했다.

언론을 통해 시장골목에서 당대표와 후보들이 어묵을 먹는 모습이 알려지자 SNS에서는 “또 선거가 다가왔군, 시장에서 어묵만 먹으면 서민을 알 수 있냐?, 서민 코스프레 그만하라” 등 칭찬보다는 각종 비난이 더 많이 쏟아졌다.

시장골목에서 어묵먹기, 호떡먹기, 순대먹기, 허름한 식당에서 국밥먹기 등은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단골메뉴다. 홍보영상이나 이미지 홍보에서도 단골로 나타나고 있는 아이템이다. 이런 모습은 20세기나 21세기나 아무리 시간이 많이 흘렀어도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은 의례적으로 하는 그런 흉내내기(코스프레)다.

지난 2007년 당시 이명박 대선후보의 홍보영상 한 장면, 이 영상을 바탕으로 국밥이 아닌, 나라를 말아 먹었다는 패러디가 등장했다.
지난 2007년 당시 이명박 대선후보의 홍보영상 한 장면, 이 영상을 바탕으로 국밥이 아닌, 나라를 말아 먹었다는 패러디가 등장했다.

지난 2007년 이명박은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국밥집 할머니에게 욕을 먹으면서 국밥을 먹는 선거홍보 영상도 만들었지 않은가?

하다못해 평소에 시장을 자주 찾아 어묵도 먹고, 호떡도 먹고, 순대도 먹고, 국밥도 먹었으면 어떨까 싶다.

여전히 대한민국 선거에는 인물과 정책선거운동은 힘들다. 투표권을 가진 지역민과 국민에게 잘 먹혀들지가 않는다. 지역민과 국민 개개인이 보고 싶은 부분과 그들이 원하는 장면을 잘 만들어서 홍보영상으로 전달하는 것이 훨씬 더 큰 효과를 불러오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인물과 정책으로만 선거운동을 한다는 것은 당선이 아닌, 낙선을 보장하는 선거운동이 된다. 대한민국 국민 중 많은 이들이 정치인들의 형편없는 행태에 대해 비난을 하지만, 정작 국민 중 많은 이들은 아직도 정치인들의 서민 감성팔이에 호응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그래서 대한민국 정치가 바뀌려면 정치인만 바뀌어서 해결되지 않고, 국민들의 정치의식도 같이 바뀌어야 한다.

대한민국 질적 양적 발전을 위한 중장기 프로젝트에는 시민의식 업그레이드가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이 부분을 위해 사회개혁이 필요하고, 사회개혁에는 꼭 언론개혁이 동반되어야 한다. 건강한 언론개혁이 시민의식 업그레이드를 담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거 때마다 시장골목을 찾아 어묵이나 먹는 정치인들이 그 어떤 선출직에도 당선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들이 올바른 정책을 들고나와 당선 후 그 정책을 온전히 펼치는 정치풍토가 정착되도록 해야 한다.

꼴보기 싫은 정치인이 있으면, 그 정치인을 비난하는 것에서 그치지 말고 그런 정치인이 다시는 나타나지 않도록 해야 할 의무가 국민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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